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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애드리브, 치킨집 창업, 웃은 이유

by goodstar-r 202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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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한국 코미디 영화의 판도를 바꾼 작품이 개봉했습니다. 바로 영화 <극한직업>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는 한 줄의 대사가 유행어가 되었고, 단순히 웃고 넘길 영화인 줄 알았던 이 작품은 무려 162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올랐습니다. 경찰이 잠복근무를 하다가 치킨집을 차린다는 황당한 설정은 오히려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고, 캐릭터들의 생생한 조합은 유쾌함 그 이상의 정서를 전달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세 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극한직업>을 다시 들여다보겠습니다.

영화 극한직업 포스터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는 진짜 애드리브였을까?

<극한직업>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단연 류승룡 배우가 무표정하게 던진 대사,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입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결정지은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관객들은 극장 안에서 웃음을 터뜨렸고, 이후 해당 장면은 SNS, 광고, 밈으로 재생산되며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대사는 배우의 애드리브였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 즉흥성이 진짜라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시나리오에 명시된 대사였다고 합니다. 다만 류승룡 특유의 리듬과 표정, 장면의 편집이 더해지며 그 효과가 극대화된 것입니다. 이처럼 명대사 하나가 작품 전체의 톤을 형성하고, 흥행의 주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마케팅과 콘텐츠 전략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단지 “웃긴 장면”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만들기 위한 연기력, 각본, 연출의 3박자가 <극한직업>에서 완벽히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이 대사는 관객을 사로잡았고 이후 영화 전체의 재미를 예고하는 트레일러의 주요 장면이 되기도 했습니다. 애드리브가 아닌 각본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는 사실 자체가 배우와 감독의 협업 수준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보고 치킨집 창업? 콘텐츠가 현실을 움직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저 치킨, 진짜 먹고 싶다.” 그리고 실제로도 영화가 방영된 직후, '수원 왕갈비통닭'이라는 이름의 가게 콘셉트를 활용한 가게들이 속속 생겨났습니다. 물론 영화 속 브랜드는 가상의 설정이었지만, 현실 속 자영업자들은 이를 활용해 메뉴를 개발하고,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하는 등 실질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실제 사례 중에서는 영화의 여파고 매출이 급등한 치킨집도 존재했습니다. SNS 인증샷, 유튜버들의 먹방 콘텐츠 등은 <극한직업>의 한 장면을 실현시키려는 시도로 이어졌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영화 속 치킨집이 단순한 배경이 아닌 서사적 도구로 기능했다는 점입니다. 경찰들의 잠복근무라는 전형적인 수사물 설정을 비틀어 현실의 생계형 창업과 겹치는 지점에서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업종 전환’이라는 키워드는 고단한 현대인의 생존 방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실제로 ‘극한직업 스타일의 치킨 만들기’ 영상이 유행했고, SNS에서는 갈비 양념과 튀김옷을 섞는 ‘왕갈비통닭’ 레시피가 확산되었습니다. 콘텐츠가 관객의 일상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극한직업>은 영화 그 자체로도 뛰어났지만, 현실과의 연결 고리를 통해 2차 콘텐츠, 사용자 반응, 창업 아이템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일으킨 작품입니다.

1600만 관객이 웃은 이유, 단순히 웃겨서였을까?

<극한직업>의 가장 놀라운 기록은 단연 1626만 관객 동원이라는 성적일 것입니다. 이 숫자는 단순히 코미디 영화로는 유례없는 기록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웃겼을까?"

 

우선 이 영화는 전통적인 코미디와 달리 과장된 설정보다는 일상의 디테일을 과장함으로써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정교한 대사, 캐릭터 간의 호흡, 일상에서 유추 가능한 설정이 겹쳐지면서 폭소를 유발합니다. 치킨집 사장인 듯 경찰이고, 경찰인 듯 장사꾼 같은 이중적 역할은 한국 사회의 직장인들이 느끼는 정체성 혼란을 우회적으로 드러내었습니다. 

 

또한 출연진의 조화가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라는 다섯 명의 배우의 단단한 연기력에 더불어 팀워크의 균형에서 빛났습니다. 이들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팀워크와 타이밍은 어떤 인위적인 '웃겨야 한다'라는 느낌 없이,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누가 주인공이냐’보다 ‘이 조합 자체가 주인공’인 영화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당시의 시대 정서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무거운 사회 뉴스와 경제적 피로 속에서 관객들은 무겁지 않은 웃음을 원했습니다. <극한직업>은 그런 욕구를 정확히 꿰뚫었고 부담 없이 웃고 나올 수 있는 ‘안전한 영화’로 자리매김에 성공했습니다. 웃음에는 시대가 담깁니다. 이 영화의 흥행에는 바로 그 시대의 피로와 기대가 모두 응축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결론: 웃긴 영화가 세상을 바꾸지는 않아도 웃음이 사람을 바꾼다

<극한직업>은 유쾌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들여다보고 관객에게 ‘현실과 닮은 웃음’을 제공한 작품입니다. 명대사는 문화적 유산이 되었고, 설정은 실제 경제 현상으로 이어졌으며, 캐릭터들은 관객의 마음속에 깊이 남았습니다. 이 영화는 어떤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소소한 웃음 안에는 우리가 겪는 일상의 긴장, 자아의 혼란, 팀워크의 어려움, 그리고 먹고사는 문제까지 녹아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이 되었습니다.

 

웃긴 영화는 많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이렇게까지 유쾌하게 비트는 영화는 흔치 않습니다. <극한직업>은 웃음을 가장 정교하게 설계한 ‘코미디의 교과서’ 같은 영화로 오래도록 회자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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