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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따뚜이" 요리, 라따뚜이, 레미

by goodstar-r 2025.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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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는 요리라는 세계를 배경으로 “누구나 꿈을 꿀 수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단순히 쥐가 요리를 한다는 기상천외한 설정으로만 기억된다면, 그 안에 담긴 철학을 놓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라따뚜이>에 관해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영화 라따뚜이 포스터

“요리는 아무나 할 수 있어?” – 이 문장의 진짜 의미

영화 속에서 요리의 전설 고스트 형상으로 등장하는 구스토 셰프는 이렇게 말합니다. “Anyone can cook.” 즉,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문장은 영화 초반에는 관객들에게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쥐가 요리를 한다니? 그것도 미슐랭 스타를 노리는 레스토랑에서?

 

이 말은 단순히 '모든 사람이 요리를 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고, 그 가능성은 태생이나 출신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 이 문장을 다시 바라보는 안토 에고의 시점에서 그 의미는 완전히 새롭게 변모합니다. 에고는 “모두가 위대한 셰프가 될 수는 없지만, 위대한 셰프는 어디에서든 나올 수 있다”고 말하며, 진정한 재능은 기존 질서와 편견을 넘어서는 것임을 인정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다음과 같은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진짜로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태생·환경·외모에 따라 판단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라따뚜이>는 레미라는 생쥐를 통해 그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듭니다.

라따뚜이 요리, 왜 하필 ‘그 음식’이었을까?

영화의 마지막에 레미가 에고에게 대접하는 요리는 바로 ‘라따뚜이’입니다. 겉으로 보면 이 요리는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단순한 채소 스튜, 농촌에서 흔히 먹는 서민 음식에 불과하죠. 그런데 왜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의 클라이맥스 요리로 이 메뉴가 등장했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라따뚜이는 ‘기억’을 불러오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에고가 한 입 베어무는 순간, 그의 어린 시절이 플래시백처럼 떠오르고 어머니가 해주던 따뜻한 음식이 오버랩됩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음식이 맛있다’는 것을 넘어서, ‘음식이 감정을 움직일 수 있다’는 힘을 드러냅니다.

 

또한 이 선택은 레미라는 캐릭터의 철학과도 일치합니다. 레미는 화려한 재료나 기술보다도 진심과 감정을 담은 요리를 중요시합니다. 결국 라따뚜이는 레미가 전하는 메시지이자 에고의 마음을 무너뜨린 요리이며, “요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예술”이라는 명확한 선언입니다.

 

이 장면은 우리 관객들에게도 동일한 감정을 전달합니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감동은 단순히 ‘맛’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기억과 감정 때문일 것입니다. <라따뚜이>는 그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낸 작품입니다.

쥐가 주인공? 레미라는 캐릭터가 특별한 이유

처음 <라따뚜이>가 개봉했을 때 쥐가 요리하는 영화라는 콘셉트는 일부 관객에게 거부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쥐는 부엌의 '적'이고, 위생의 상징과는 거리가 먼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픽사는 이런 상징을 완전히 뒤집어, 레미라는 쥐에게 ‘요리사’라는 꿈을 부여하고, 관객이 그를 응원하도록 만듭니다.

 

레미라는 캐릭터는 자기 확신이 강하고, 감각적이며, 규칙을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창의력을 중시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또한 가족이라는 공동체 내에서의 충돌과 화해, 인간 사회에 대한 동경과 현실 사이의 갈등 등, 굉장히 입체적인 심리를 보여줍니다. 이 점에서 레미는 많은 인간 캐릭터보다도 더 입체적이고, 서사적으로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픽사가 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단순한 ‘반전’ 장치가 아니라, 편견과 가능성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즉,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기득권’이나 ‘규범’이 정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열망과 능력이 결정한다는 철학을 레미라는 쥐를 통해 증명한 것입니다. 그 어떤 인물보다도 더 주체적이고, 스스로의 길을 만든 존재이기에, 레미는 픽사 역사상 가장 특별한 캐릭터 중 하나로 남습니다.

결론: <라따뚜이>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인생의 레시피

<라따뚜이>는 단순히 “쥐가 요리한다”는 설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메세지를 전합니다. 그것은 ‘누가 무엇을 해도 되는가’에 대한 질문, 그리고 ‘어떤 것이 진짜 가치 있는 창조인가’에 대한 답변을 담은 작품입니다. 요리는 기술이 아니라 감정이고, 재능은 계급이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전합니다. 이 영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편견을 벗고 가능성을 보게 만들며 동시에 우리가 잊고 있던 따뜻한 감각, "맛, 기억, 정성"을 되살려줍니다. <라따뚜이>는 모든 관객에게 말합니다.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구나 꿈꿀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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